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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열심히 읽어주다 보면 저절로 할머니 말을 할 때 할머니 목소리나 몸짓을 흉내내기도 하지요. 그런 정도야 문제돼지 않아요. 하지만 구연동화에서 하듯이 과장된 목소리나 지나친 몸짓을 하면 아이가 읽어주는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려워합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읽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요.
실제로 우리 회원 가운데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읽어준 회원도 있고, 아픈 남편한테 읽어준 회원,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책을 읽어주는 회원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일은 글자를 모르는 어린 아이한테만 읽어주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좋은 문화활동입니다.
학습지로 억지로 글자를 뗀 아이들이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지요. 문자와 책에 대한 즐거운 경험이 없기 때문이에요. 책 읽어주기로 책의 즐거움을 듬뿍 느낀 아이들은 스스로 읽고 싶어 해요. 그래서 책만 읽어주었는데 글자를 떼었다는 아이도 많아요. 엄마가 아플 때 떠듬떠듬 엄마한테 책을 읽어주는 아이의 모습은 참 아름답지요. 책 읽어주기는 아이의 책 읽기를 격려합니다.
대개의 아이들은 혼자 읽는 것보다 어른이 읽어주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아직 읽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이야기는 누가 들려주는 것이 제맛이기에 그렇기도 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좋아하기에 그렇기도 하지요. 유독 읽어달라고 보채는 경우를 보면 엄마의 사랑, 엄마의 품을 그리워하는 다른 표현인 경우도 있었어요. 얼른 아이를 떼어내려고 하지 마시고 책 읽어주기를 아이와 함께 즐겨 보세요.
어린 영아들의 경우에 그림책 글이 길어 부담될 경우에 다 읽어주지 않고 짧게 줄이거나 엄마가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기도 하지요. 그림책 글은 작가들이 수십 번씩 고치고 또 고쳐서 완성한 아름다운 예술성을 담고 있기에 되도록 그대로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한테 글이 많다고 느껴지면 다른 그림책을 골라서 읽어주시는 게 좋고요. 엄마가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는 것은 그림책과 상관없이 열심히 들려주세요.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만큼 재미난 건 없답니다.
말뜻을 몰라서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아이가 먼저 물어요.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엄마가 먼저 설명해주느라고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 것은 좋지 않아요.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들어보는 말의 뜻도 상상해서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고 일상에서 듣지 못하는 말을 책에서 들어보는 즐거움도 큽니다.
책을 읽어주는데 아이가 질문을 많이 한다면 그만큼 책에서 많은 것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호기심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지요. 책 읽어줄 때 아이가 하는 질문은 100% 격려하세요. 꼭 정답을 말해줄 필요도 없어요. 아이가 그 질문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이 찾아가게 힘을 주시면 됩니다. 읽어주던 책을 다 못 읽으면 어때요? 책읽기는 놀이에요. 놀이가 재미있었으면 아이는 금방 읽어달라고 들고 옵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린 아이들은 특히 자기 마음이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게 서투르지요. 그래서 책하고 아무 관계없는 엉뚱한 질문을 한다고 어른은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책을 보다가 떠오른 질문은 어떤 식으로든지 그 책하고 관계가 있거나 아이의 삶하고 관계가 있어요. 아이한테는 중요한 질문이랍니다. 아이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잘 눈여겨보고 같이 찾아가면서, 질문을 소중하게 여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책이란 줄거리만 알려고 읽는 것도 아니고 줄거리를 잘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듣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읽어줄 때마다 줄거리를 물으면 아이한테 부담이 생기고 책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읽으면서 엄마가 감동한 대목을 이야기하면서 아이와 자연스레 감상을 나누는 방식은 괜찮겠지만 일방적으로 아이한테 자꾸 묻는 것은 아이를 책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그냥 끝내면 뭔가 모자란 것 같다고들 하세요. 하지만 좋은 책은 책 안에 우리가 배우고 즐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책만 읽어주고 끝났다고 해서 아이의 배움이 끝나지는 않아요. 아이의 마음 속에서 이야기가 익어가지요. 그럴 수 있도록 아이에게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책을 읽어줄 때마다 연극을 해보거나 글쓰기, 그림을 그리면 책보다 그 활동이 중심이 되기 쉽습니다. 이야기가 다른 활동 속에 묻혀요. 책은 이야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이야기에 대해 서로 생각을 나누어보는 일은 우리의 세계를 풍부하게 하는 일입니다. 일방적인 질문이 아니라면, 그리고 어른이 정답을 말하고 교훈을 확인하는 그런 일이 아니라면 즐거운 시간이 되겠지요. 글로 쓰는 것은 쉽지 않아요. 학교에서 일방적인 형태를 제시하고 꼭 하도록 강요해서 진저리를 치는 아이들이 많지요. 그럴 때는 아이의 말을 엄마가 적어주는 형태로 만족하시고 그렇지 않은 아이라면 한 줄부터 시작해 보세요. 엄마도 같이 하는 게 좋아요. 아이가 쓰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솔직하게 마음껏 쓸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권하는 책 목록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참고해서 고르시는데 꼭 먼저 읽어보세요. 나는 이 책이 즐거운지, 아이는 좋아할지 고민하면서 여러 번 읽어보고 고르세요. 아이가 관심 있는 이야기들을 고르시면 좋겠고 글과 그림이 예술성 있는 책이 좋아요. 좋은 책은 나이에 관계없이 두고두고 또 읽게 되고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세계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책을 읽어주려고 하지 마시고 한 권이라도 좋은 책을 골라 즐겁게 읽는 체험을 하세요.
샘이 많은 아이들은 서로 자기 책 읽어달라며 양보하지 않아요. 이럴 땐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읽어주는 것도 괜찮겠고 별 말이 없으면 대개는 작은 아이에 맞춰서 읽어주곤 해요. 큰 아이는 읽었던 책이라도 다시 읽으면 새롭지요. 조금 티격태격 하더라도 따로 따로 읽어주는 것보다 셋이 또는 아빠까지 넷이 책을 함께 읽는 경험도 해보는 게 좋아요. 함께 하는 체험은 무엇보다 가치있고 감동도 색다릅니다.
물론 아니지요. 지금 많은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어도 대개 그림책을 읽지 긴 글책은 별로 읽어주지 않아요. 아이가 자라면서 글을 이해하는 힘도 커지니까 긴 글책도 읽어주세요. 조금씩 날마다 읽어주는 것은 재미난 경험입니다. 며칠에 걸쳐서 긴 책에 빠져 함께 읽고 나면 아주 만족감이 크지요. 특히 요즘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청소년하고 긴 책을 몇날 며칠 읽으면서 이런 저런 감상을 나누는 일은 우리를 참 행복하게 합니다. 일상에선 느끼기 힘든 감정입니다.
어릴 때에는 안 하다가 청소년이 되어서야 책을 읽어주려는 부모를 청소년들은 낯설어 해요. 자기는 다 컸는데 아이 취급하는 것 같대요. 하지만 책의 즐거움을 느껴보지 못한 아이들한테는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청소년이 읽을 책보다 쉽고 재미난 그림책을 골라 읽어주고 함께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줄거리 전개가 빠른 옛날이야기나, 엉뚱한 사건전개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들이 듣는 맛을 모르는 아이한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영 싫어하면 엄마가 듣고 싶다고 청소년한테 읽어달라고 하는 것도 좋아요. 소리내어 다른 사람한테 읽어주는 경험은 아주 좋은 경험입니다. 조금씩 친해지도록 조바심내지 말고 꾸준하게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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