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면 순천지회에서 준비하는 행사가 있다. 바로 11년째 하고 있는 ‘옛이야기 한마당’이다. 올해 옛이야기 한마당은 10월 29일 순천 호수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오랜만에 열린 실내 행사이다 보니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과 달리 순천지회 회원들과 가족들,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 등 100여 명이 참석하여 다양한 옛이야기와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옛이야기 한마당은 실내에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처음부터 마지막 순서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진행 순서 배치, 동선, 리허설, 음향 체크 등을 확실하게 준비하고 특별히 신경 써서 진행하였다. 먼저 순천지회 빛그림 팀의 《가시내》(김장성 글｜이수진 그림｜사계절) 빛그림을 시작으로 아홉 살 어린이의 옛이야기 들려주기, 아빠와 딸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말놀이, 판소리 공연, 〈떡먹기 내기〉 공연, 〈여우누이〉 그림자극, 〈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 연극 등 한 시간 삼십 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옛이야기를 즐겼다. 

 말놀이와 〈떡먹기 내기〉 공연, 〈여우누이〉 그림자극은 순천지회 회원들이 준비하였고, 〈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 연극은 회원들이 대본, 소품 제작 등을 하고 회원 자녀들이 직접 무대에 서서 귀엽고 재미난 연극을 선보여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어냈다. 

 중간중간 무대가 바뀔 때마다 사회자의 재치있는 옛이야기 퀴즈가 이어졌다. 퀴즈를 맞춘 아이들에게 선물도 주고, 맛있는 간식도 나눠 주어 아이들의 참여도가 더욱 높았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읽어 줄 수 있는 좋은 책들이 많이 있고 체험의 기회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입에서 입으로 거쳐 내려온 우리 옛이야기들을 아이들과  순천 시민들에게 우리만의 방법으로 전했다는 사실에 뿌듯한 행사였다. (정리 : 조민정 순천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