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리 달이네 집 (낮은산 출판,2001)》

 

▷글쓴이 권정생

1937년, 일본이 전쟁을 일으켜 난징에서 일본군이 중국 사람을 30만 명이나 죽인 일이 있었지요. 그 해 나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도쿄에 밤마다 비행기가 날아와 폭격을 했고, 해방 뒤 열네 살 때는 한국전쟁이 일어났지요. 나는 이렇게 어린 시절, 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서 자라났지요. 그래서 지금도 머릿속엔 전쟁이 떠나지 않고 항상 불안하답니다. 1969년에 동화 〈강아지 똥〉이 세상에 나오면서 그 때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했지요. 《몽실 언니》《점득이네》《초가집이 있던 마을》, 이것 모두가 6·25전쟁 이야기입니다.
  나는 19살 때부터 결핵이란 병으로 건강이 나빠져 지금도 몸이 많이 불편하답니다. 혼자 밥도 짓고 빨래도 하면서 살지요. 내가 쓴 동화를 읽고 편지를 보내 오는 어린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일일이 답장 못 해서 미안하고요. 여러분들이 살아갈 세상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린이 김동성

여덟 살 봄까지 나는 부산 광안리에서 살았어요. 광안리 해수욕장과 금련산이 집 앞뒤에 자리하고 있고, 비릿한 바다 내음과 꼬불꼬불 이어진 동네 실개천, 까만 색의 수영 초등학교 교복이 지금도 아련한 정경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 있지요. 골목길과 바닷가를 친구들과 이리저리 다니던 어린 시절은 고즈넉함 그 자체였고, 그런 감정은 곧잘 이유를 알 수 없는 묘한 쓸쓸함까지 느껴지게 한답니다.
  그 느낌들은 어른이 된 지금도 나의 감수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로는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고 정체도 뚜렷하지 않은 아주 묘한 감정들이지만, 그런 것들이 어른이 된 뒤에 그림이라는 형식을 빌어 하나둘 세상 밖으로 표현되었을 때의 기쁨은 정말 즐겁고 근사하지요. 지금 나는 내 아내와 2000년에 태어난 즈믄둥이 아들 기환이와 함께, 역시 그런 즐거움을 찾기 위해 의문투성이인 하루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