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이 있던 마을 』  
(분도, 1985) 

 

이 이야기는 경상도 어느 산골 국민학교 아이들이 겪은 육이오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전쟁으로 동무들을 잃고, 가족을 잃고, 슬프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입니다.
  어째서 그 엄청난 전쟁이 아무 죄가 없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나야 했을까요?
  수많은 탱크와 비행기가 온 나라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아마 이 지구가 생긴 뒤에 이처럼 비참한 전쟁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싸운 전쟁, 아니면 형과 아우가 총칼을 맞대고싸운 전쟁이라 해도 되겠지요.  그것도 스스로가 옳고 그른 것을 가리기 위해 다투게 된 전쟁도 아닙니다.  힘이 센 나라들이 만만하고 어리석은 한국이란 나라에서 자기네들의 이득을 위해 싸움을 시킨 것입니다.
  자본주의니 공산주의니 하면서 명분을 내세우지만 어디 그런 주의가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행복을 총칼이나 다른 무기로 얻으려는 것부터가 어리석은 짓입니다.  더욱이 같은 핏줄끼리 원수가 되어 싸우는 짓은 한없이 부끄러운 일입니다.
  공산주의나 자본주의나 어떤 주장이 원자탄과 핵무기로 없어질 수 있다면 이 세상엔 아예 사람의 생각이란 있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2천년 전, 유다 나라에 태어나신 예수님은, 온 세상 사람들이 평등하게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라셨습니다.  예수님은 힘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종처럼 부리는 것을 싫어하셨습니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더 못살게 빼앗아 가는 것을 미워하셨습니다.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쳐들어 가는 것도 용서하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나쁜 사람들에게 잡혀 가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의 정신은 2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살아서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생각은 그 무엇으로도없앨 수가 없습니다.
  이 이갸기 속에 나오는 어린이들은 그 엄청난 전쟁의 원인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싶어합니다. 공산주의 자본주의가 대체 무엇이길래 사람의 목숨을 마음대로 앗아가는지 한없이 안타까와 합니다.
  과연 육이오 전쟁은 왜 일어났는지 다 함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직한 말을 하자면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너무 겁이 많아서 바르게 쓰지 못했습니다.
  이 소설은 「소년」이란 잡지에 2년 간 연재했던 것으로, 처음 제목은 「초가삼간 우리 집」이었던 것을 이번에 책으로 묶으면서 『초가집이 있던 마을』로 고쳤습니다.
  끝으로 깊은 사려와 정성으로 이 책을 내어주신 분도출판사와 정한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1984년 겨울   권정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