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동찬이』
(웅진 출판, 1985) 


▷지은이의 말  

동화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어린이들이 즐겨 읽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이야기를 말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나 거짓말을 써서는 안 되겠지요.
  거짓말을 만들어 진짜인 것처럼 들려 주면 어린이든 어른이든 저절로 거짓말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야기는 첫째 재미가 있어야 하지만 참말을 전해줘야 한답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일지라도 거기 거짓이 들어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읽지 않고 듣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더욱이 아직 이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거짓된 말로 이야기를 들려 주면 어린이는거짓말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믿어 버린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 주는 일은 그래서 어려운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먹을 것, 입을 것, 잠자는 것, 그리고 여러 가지 즐기는 것 등,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고루 갖추어져 있어도 참되게 살지 못하면 모두가 소용없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시험 점수를 백 점 받기 위해 공부는 안 하고 남의 것을 훔쳐 보고 베낀다면 백 점을 받아도 그건 진짜 백 점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백 점을 받아도 마음 속에 걱정이 생기고 편치 않은 것입니다.
  차라리 모르면 모르는 대로 정직한 점수를 받는 쪽이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나쁜 방법으로 얻은 좋은 시험 점수보다 정직하게 받은 못한 점수가 오히려 훌륭한 것입니다.
  세상에는 좀더 잘살기 위해 이렇게 나쁜 방법으로 부자가 되려는 사람이 있고, 가난하더라도 정직하게 살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참된 삶이라 할 수 있을까요?
  참되게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은 너무도 많은 올가미가 있어 나 자신도 모르게 나쁜 쪽으로 걸어가 버리기가 일쑤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동화도 자칫 거짓말을 썼는지도 모르고, 참과 거짓을 잘못 헤아리지 않았나 걱정입니다.
  동화를 쓰는 것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이 글을 쓰면서 몇 번이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정직하게 말하는 것과 정직하게 사는 것은 아주 용감해야 한답니다.
  어린이 여러분들, 어서 통일을 하도록 해요.

1985년 2월권정생

▷차례
새벽 종소리/두민이와 문방구점 아저씨/어느 추수 감사절에 있었던 일/어느 섣달 그믐날/버들강아지야 어서 피어라/옥수수나무와 반딧불/벙어리 동찬이/외딴집 감나무 작은 잎사귀/밀짚잠자리/빨간 책가방/새끼까치와 진달래꽃/새들은 날 수 있었습니다./우리들의 5월/황소 아저씨/눈 덮힌 고갯길/승규와 만규 형제/아기토끼와 채송화꽃/하얀 배/마음/짱구네 고추밭 소동/웃들 감나무집 할아버지/쌀도둑/용원이네 아버지와 순난이네 아버지/묶여 있는 하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