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산 너머로 날아간 고등어 』
(햇빛, 1985) ,머리말

 

  오늘 텃밭 가장자리에 채송화 모종을 몇 포기 심었습니다.  두어 뼘씩 사이를 두고 심었습니다.  흙을 잘 다져 놓고 물을 주면서 마음 속으로 곱게 자라기를 빌었습니다.  
    물론 채송화꽃은 예쁘게 피어나겠지요  
    세상 일들이 꽃처럼 아름답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꽃이라고 모두가 한결같이 아름답게만 피는 것이 아니거든요.  
    응달에서 간신히 자라난 꽃나무에서는 가냘프고 핏기 없는 어린이처럼 애처로운 꽃이 피고, 돌자갈 메마른 땅에서는 미처 피어나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립니다.  
     어린이들이 훌륭하게 자라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자면 살기 좋은 곳, 필요한 음식과 마음씨가 있어야지요.  
    그러나, 태어날 땐 모두가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가도 어느새 사람의 마음은 세상에 있는 더러운 때에 물들어 버리기 쉽거든요.  
    몸에 묻은 때는 물로 깨끗이 씻을 수 있지만, 마음 속의 때는 어떻게 씻을까요?   
    동화를 읽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묻은 때를 씻어 내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아름다운 동화를 읽으면 우리들의 마음도 그만큼 깨끗해진답니다.  
    나는 그런 아름다운 동화를 많이 쓰고 싶은데 어려워서 잘 안 되거든요.  그래서 여기 내놓은 이야기도 얼마나 여러분들의 마음의 양식에 보탬이 될지 죄스러울 뿐입니다.  
    햇빛 출판사에서 앞으로 다른 좋은 동화책을 많이 내어 주시기 바랍니다.

                                                                              권정생

차례

종지기 아저씨/달개비꽃들이 읽은 편지/어느 시냇가 이웃들/슬픈 여름 밤/여름 그림책/코스머스와 사마귀/까치 울던 날/삼거리 마을 이야기/달맞이산 너머로 날아간 고등어/곰돌이/보리방아/달수네 아버지/순자 이야기/아버지/어느 가을날 할머니가 부르는 찬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