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회》

밥데기네 할머니  
 

아이들이 책을 읽고 책 속의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모두 똑같지가 않을 것 같다.
  "늑대 할머니가 똥가루를 뿌리니까 병아리가 깨어나고 무기가 녹아 버리고 꽃이 피어나는 게 이상해요.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나요?"
  오히려 아이들은 책을 읽고 나면 궁금한 것이 더 많아진다.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을 알아 내는 것보다 다른 궁금증을 일으키게 하는 것, 그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생떽쥐베리가 마흔 살이 넘은 나이에 《어린 왕자》를 쓰면서 이 동화의 내용을 아이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는 않았을 게다.
  어느 실력 있는 프랑스 출판사에서 친분이 있는 한국인에게 한국에 훌륭한 책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이 한국인이 훌륭한 책이라면 어떤 것을 원하느냐고 했더니 뜻밖에 "읽고 나서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새겨들을 만하지 않을까?
   얼마 전 이탈리아에서 세계 최강 8개국 정상들이 모여 회의를 했다. 원래 강대국은 7개였는데 러시아가 어정쩡하게 끼여들어 강대국이 8개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런데 회의장 근처에 전 세계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 이 회담을 적극 반대하고 있었다.
  예수는 강한 것은 낮아지는 것이라 했고, 싯다르타 태자는 왕권을 버리고 거지 스님이 되었다.
  예수는 강한 것은 낮아지는 것이라 했고, 싯다르타 태자는 왕권을 버리고 거지 스님이 되었다.
   늑대할머니의 똥가루가 왜 병아리를 깨어나게 하고 무서운 무기를 녹아내리게 했는지, 아이들은 자라면서 깨닫게 될 것이다.▣(《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제 72호, 2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