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문학》

'사람'으로 사는 삶

오늘 제가 버스를 타고 오면서 보니까, 우리 집에서 여기까지 30분 걸리거든요. 그런데 고속도로는 작년에 났으니까 1년 됐구요, 그 아스팔트 깔린 지가 7, 8년 됐을 겁니다. 그리고 전깃불이 들어온 지 한 20년 됐고, 우리 집에는 전깃불이 들어온 지가 11년째. 지금까지 전깃불이 없어가지구.
   제가 오면서 이렇게 보니까 강가에다가 제방을 이렇게 쌓아 강바닥을 전부 다 파헤쳐 가지고, 그 자갈이라든가 모래를 다 끌어올려 가지고 양쪽으로 이렇게 해놓으니까 가운데로 물이 흘러내려 가는데, 야 저기서 무엇이 살겠나. 앞으로 고기들은 어디서 살고 또 거기 주변에 살아가는 풀들은 어디서 살고 또 버드나무라든가 거기 양옆에 있던 나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그런 걸 쭉 보면서 여길 왔어요. 방금 시내 오니까 사실은 뭐 그런 강물이야 어떻게 되든지 뭐, 나무들이 어떻게 되든지 물고기들이 어떻게 되든지 아무 상관이 없는 거 같이 제가 생각이 들었거든요.  
  여기 시내 오니까 모든 사람들이 아주 잘 차려입고, 뭐 연인들은 팔짱을 하고 학생들도 그렇게 다니는 걸 보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어요. 제가 여태까지 생각했던 것이 아, 이제는 쓸데가 없어졌구나. 저 자신부터 모든 걸 다 포기해야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가도 또 저쪽 편의 아이들을 보니까 저 아이들은 지금껏 너무 그랬지만 앞으로도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살아가야 되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곧 동화를 갖다가 아무리 시골 이야기 잘 입혀 쓰고 또 물고기 이야기 무슨 꽃 이야기 아무리 재밌게 써도 자연 속에서 스스로 꽃도 따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고기도 잡아 보고 물장구 쳐보고 그렇게 살아야 만이 그 자연을 어떻게 알 수 있고 그 아이들도 그렇게 건강하게 살 텐데 그런 것은 다 파묻어 버리고 이 동화나 경치 그림이나 이런 것만 가지고 과연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까 이 아동문학이라는 것을 해야 되나 안 해야 되나, 한참 그런 생각으로 동화를 쓰면서도 이거 써 가지고 뭐 아이들이 힘들게 읽고 나서 과연 이 동화가 그 아이들한테 무슨 유익한 양식이 될 수 있는가. 정신적인 양식이라 그러지요, 우리는. 그래서 아이들한테 동화를 읽어라 읽어라 읽어라 그러는데 사실 우리 자랄 때는 동화는 거의 없었지요. 동화책도 없었고 그냥 자라고 그래서 이렇게 뭐 못나게 살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은, 그러나 그래요. 저 시골 어른들 보면은 아직도 시골 사람들한테 따뜻한 가슴이 남아 있는 거는 그건 자연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직도 그런 여유가 있고 그래도 저렇게 살아요. 아주 포기하지 아니하고 그래도 나가면 정답게 인사를 하고 서로 이웃끼리 걱정도 하고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가지 참 그 뭐랄까 걱정스럽다고 해야 할까. 그 이윤복 일기 《저 하늘에도 슬픔이》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읽으신 분은 있겠지만은 그 이윤복 일기가, 보자, 60년대 초부터 나왔나 그럴 겁니다. 나온 지 벌써 30년이 됐는데 절판이 됐다가 몇 해 전에 어디서 나오긴 나왔는데, 그것이 이상한 것이 일본에서는 아마 95년도에 그 100쇄가 나와 가지고 아마 출판기념회를 열었을 겁니다. 일본 사람은 이윤복이 책을 그렇게 읽는데 우리 한국 사람은 어떻게 해서 그 책을 이렇게 잊어버리고 읽지 않고 있는지 그래 저가 그것이 좀 걱정스럽다기보다 속상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 이윤복 일기하고 같이 나란히 읽히는 것이 우리 재일교포 소녀가 쓴 거 그 우리말 이름이 뭐더라 저가 잊어버렸는데 야스모도 세요꼬라고 일본 이름이 그런데, 그 아이가 쓴 건 한 150쇄가 나왔을 겁니다.

  " 이 세상은 웃는 사람보다는 그래도 우는 사람이 더 많아요"

 그 애가 쓴 것도 60년대 초에 나왔는데 둘 다, 그 애하고 윤복이하고 한 10년 차이를 두고 10살때부터 일기를 썼는데 그 이야기는 뭐 요즘 아이들처럼 행복한 아이들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부모님도 없이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거의 거지처럼 이렇게 살아온 아이들의 일기장인데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그 책을 버리지 아니하고 아직도 그렇게 100쇄가 넘도록 계속 이렇게 출판이 되고 읽어 주고 있는가. 그 일본에 대해서 우리는 굉장히 감정만 가지고 있고 일본 문화를 우리가 전해 줘 가지고, 일본 사람들을 우리 조상들이 가르쳐서 저렇게 됐다 우월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은 우리는 너무 필요한 것을 이렇게 금방 금방 잊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보셨는지 모르겠지만은, 웅진출판사에서 이번에 《생각 쟁이》라는 책이 나온 거 보신 분도 있을 겁니다. 저한테 그 책 나오기 전에 원고지 두 장인가 석 장인가 추천서 써 달라 해서 보냈는데, 대충 이러이러하다 하면서 이야기를 하길래 그 때 제가 물어봤지요. "아이들 상대로 장사하는 잡지가 아닙니까?" 하니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를 해. 그래서 추천서를 써서 보냈는데 책이 나와서 저한테 보내 온 걸 보니까 이건 참말 속은 거예요. 보니까 전부 일등짜리 훌륭한 사람들을……. 꼭 그런 사람들만 훌륭한 것인가 정주영 씨가 나오고 또 빌 게이츠가 나오고 또 스필버그가 나오고 또 박찬호가 나오고 또 누가 나왔더라 저기 전자기타 유진 박이 나오고 또 이렇게 나왔는데, 동화는 한 편도 없어요. 그래가지고 그걸 읽고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 대한민국 아이들이 그 책을 읽고 전부다 정주영 씨나 박찬호나 빌 게이츠처럼 뭐 그렇게 스필버그 같은 일등짜리 인간이 되는 건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 어린이 교육을 시키고 어린이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어떻게든 어린이를 사람으로 키워야지. 사람이란 어떤 것입니까. 가슴이 따뜻하고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고 동정심이라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나 자신 언제 불행해질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지고 제가 뭐 그런 대단한 목적을 두고 동화를 쓰는 건 아니지만은, 그러나 어린이 교육은 인성 교육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믿고 있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저는 이 때까지도 그렇게 동화를 써 왔는데 거 요즘 아이들, 저쪽 뒤에 앉아 있지만은 들어봐요. 저한테 편지가 많이 오거든요. 어떤 아이들은 이렇게 편지를 보내와요. "선생님, 앞으로는 이런 슬픈 이야기 쓰지 말고 24시간 웃으며 살 수 있는 그런 동화를 써 주십시오. 24시간 동안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훌륭한 동화를 써 주십시오." 그래요. 그래서 아이들이니까 그렇다고 생각했다가도 결국은 아이들이 이렇게 되는구나 24시간 웃으며 살면 어떻게 되는가, 세상이. 
  이현주 목사님이 쓴 〈웃음의 총〉이란 작품이 있는데 거기 보면 총을 쏘면 다 웃죠. 소도 웃고 개도 웃고 사람도 웃고 다 웃는데 초상 치르는 상주들도 다 웃어 버리는데, 그러고 나서 그 웃음의 총이라는 것이 큰 실수를 한 거죠. 초상집에 가서는 울어야 하는데, 슬픈 곳에 가서는 울어야 되는데 거기 가서도 웃겼으니. 그러니까 그래 이 세상은 웃는 사람보다는 그대로 우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할 사람 그런 사람들을 나보다 못한 사람을 전부 다 떠밀어 내버리고 나만이 거기서 살아야 된다는 거. 교육이 그런 것입니까. 그러고 또 아이들 생각이 왜 그래졌는지 스물네 시간 웃으며 산다는 거 그건 얼마나 바보스러운 일입니까. 살다 보면은 속상한 일도 있고 화도 내야 되고 뭔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불안하기도 하고 또 화가 나면 슬프기도 하고 울어야 되고 이래야 되는데 스물네 시간 동안을 웃으며 산다는 거. 거 텔레비전에서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는데 그 웃음에 대한 거 잠깐 생각해 보시고. 
  거 어떻게 해야 될지 요즘 사실 막막해요. 막막한 것이 북한 아이들 굶주리는 거 그런 것이 텔레비전에 나올 때 우리는 굶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잠깐 생각했다가도 아유 내가 큰일날 생각을 했구나. 우리도 북한 사람들이 와 가지고 말이죠. 저 지하철 밑에서 막 뒹굴고 추위에 떨면서 집도 없어 뒹구는 사람들 비디오로 찍고 시장바닥에서 벌벌 떨면서 뭘 팔려고 앉은 할머니들, 육교에서 돈 달라고 이렇게 동냥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찍어 가지고 남한이 이렇다 하고 보여 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는 잘은 모르지만 미국이 제일 잘 사는 나란데도 거지는 또 제일 많다네요. 뭐 지금 150만 명 된다는데 150만 명도 더 될 거 같아요. 보니까 그 나라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참……. 
  그 요즘 성교육이라고 그래가지고 구성애 씨가 거 대단히 인기를 끌면서 우리 어머니들이 더 성의있게들 보니까 성교육을. 그런데 참 세상이 왜 이리 됐는지. 성이라는 것은 교육을 해가지고 알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뭐 강아지나 들에 사는 짐승들은 성을 알아 가지고 그렇게 여태까지 살아온 것은 절대 아니거든요. 미국 대통령도 성교육이라든가 도덕이란 거 다 배웠을 겁니다. 그 대단한 선진국가 대통령까지 하는 사람이, 그 사람도 도덕심이라는 거 다 있는데도 저 지경인데 과연 성교육을 해 가지고 똑바른 도덕이, 성도덕이 형성될 수 있는 건가. 우리가 한참 해야 될 것은 안 하고 이런 쓸데없는 일에 낭비를 다하고 사람 정신을 다 빼앗아 가고, 왜 그래야 되는가.  
  분단 5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처음에 천만 이산 가족이었지만은 그 밑에 자식들이 태어나니까 그 배도 더 넘었을 거 아닙니까. 그렇게 정신적으로 가슴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건 다 외면해 버리고. 우리는 통일에 대해서는 이제는 거의가 마비가 되어 버렸어요.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어지고 소설도 그렇고 문학도, 뭐 동화는 더군다나 그렇고요. 50, 60, 70년대, 80년대 초까지 우리가 국어 교과서, 도덕 교과서 모두가 반공 동화 써 가지고, 때려 죽여야 되는 것이 북한인 것처럼 가르치다가 요즘은 뭐 갖다 줘야 된다고 이렇게 또 난리를 치는데, 우리 스스로도 얼마나 우습습니까? 우리 스스로 이중적인 인간이 되었다는 거. 반공 동화 때문에 우리 아이들 얼마나 그 가슴속을 병들게 했는데 이 분단 고착시키는 데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반공동화 쓴 아동문학가들 진짜 반성해야 돼요.

 "동화는 정말 냉정한 생각으로 써야 됩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어린이들을 위한다고 했는데 어린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하는 것 그리고 사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살아가는 모든 자연 속의 생물들도 같이 생각하면서 우리는 글을 써야 된다고 봅니다. 특히 동화는 그렇지요. 동화를 쓰는 사람은 누구라도 쉽게 써진다는 거 절대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동화를 쓰는 사람은 더 많이 알아야 하고 그래서 세계역사도 공부해야 되고 우리 한국의 역사도 공부해야 되고 다른 교육에 대한 것도 공부해야 되고 더 많이 알아야만이 아이들한테 진정 무엇을 심어 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동화를 써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자세로 동화를 써야 하는가. 정말 냉정한 생각으로 써야 된다고 봅니다. 
  이번에 《어린이문학》이렇게 다 읽어보고 세 편 동화를 읽어봤어요. 읽어 봤는데 그 요즘 글쓰는 분들이 문장을 굉장히 부드럽게 잘 쓰고 그리고 또 굉장히 재주 있는 분들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고 나서 뭔가 가슴이 찡하게 남은 것이 없는 거, 이것이 굉장히 좀 안타깝거든요. 
  우리가 만 불 시대까지 왔다가 지금 뭐 6,000불까지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 경제성장 이건  누구한테라도 머릿속에 다 박혀 있을 겁니다. 경제 만 불 같은 거 아무 것도 소용없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그 만 불 얻기 위해 가지고 우리가 죽이고 파괴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여기서들 어린 시절 농촌에서 살아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우리가 아름답게 그렇게 우리 주변에 널려 있던 자연 속의 모든 나무나 풀이나 살아 있는 생명들이라든가 돌멩이 하나라든가 강이라든가 여기 낙동강을 보면은 20년 전에는 안 이랬거든요. 이 쪽에서 저쪽 끝까지 보면은 그냥 하얀 모래가 깔려 있고 굉장히 넓었어요. 강폭이. 그런데 다 메꾸어 가지고 길을 닦아서 자동차가 다니고 강폭이 좁아지고 물이 더럽다 보니까 잡초들이 우거지고 물결색이 더러워졌는데 그런데 사람들은 잘 살고 있다고 그러거든요. 옛날에는 이가 버글버글 그랬고 지금 사람들은 안 그래요. 진짜 우리가 깨끗하게 살고 있는 건가. 모르겠어요. 하루 한 번씩 샤워를 하고 또 어떤 탤런트를 보니까 아침에 빨래하고 저녁에 두 번씩 갈아입는다고 그랬는데 열 번씩 갈아입어도 옛날 사람들처럼 깨끗하게 사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공기는 이렇게 더러워 가지고 숨쉴 때마다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가고, 폐암 환자들 이렇게 보니까 시커멓게 녹아 없어지고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는 육안으로 보면은 깨끗한 것처럼 보이지요. 옷도 깨끗하게 빨아 입고 깨끗한 그 향수 나는 비누 갖고 세수하고 샴푸로 머리 감고 이렇게 하니까 깨끗하다고 생각하지만은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보거든요. 진정 깨끗하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보도에 나와서 봤는데 미국 여자 아이들은 벌써 8살이 되면은 성에 눈을 뜨고 12살 짜리 아이들 성경험 가진 아이들이 45만 명이나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미국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벌써. 거 임낙경 목사님이라고 지금 50대인데 혼자 사시면서 할머니 한 분을 모시고 강원도에서 살아가시는데 그 목사님이 혼자 농사짓고 사세요. 그 목사님이 한 번 그 오셔가지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지금 농촌에 축산이고 어촌이고 사료를 주고 있는데 거 무엇을 주고 있냐면은 성장촉진제라고 빨리 자라는 그 약을 다 먹고 있어요. 소한테 돼지한테 닭한테 그리고 고추밭과 오이한테 그런 거 줘 가지고 이렇게 하니까 옛날에 닭이 병아로 깨어나가지고 잡아먹자면은 아무리 빨라도 넉 달 다섯 달은 기다렸거든요. 아무리 작은 병아리이지만은 그렇게 키워 가지고 그러니 병아리고 뭐고 소고 송아지고 돼지고 금방 어른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 이 몸 속에 들어 있는 촉진제를 그대로 있는 것을 우리가 사다가 먹으니까 아이들도 똑같이 그렇게 빨리 자라 버리죠. 그래 얼마나 무서운 이야깁니까, 이게. 
  우리 옆집이 소를 먹이는데 소 한 마리 크자면 사료가 100푸대 들어가요. 송아지에서 큰 소가 되는 데. 사료 한 푸대에 얼마냐 하면은 지난 봄까지 한 5천 원 했는데 요즘 7천 원 꼴 되거든요. 작년 아이엠에프 때문에. 거의 어떻게 하냐면은 한 푸대를 먹어야만이 송아지 고기가 한 근이 나온다 합니다. 그래 그 한 푸대를 어떻게 사느냐, 미국에서 사 오지요. 미국에서 아예 농약처리를 다 해 가지고 여기 오면은 여기서 또 사료 만드는 과정에서 또 방부제를 치죠. 또 성장 촉진 호르몬 또 항생제까지 다 들어가요. 그걸 가지고 먹이는데 소들이 그걸 먹으면 다 배설이 안 됩니다. 그럼 고기 사 먹으면 고기에 들어 있는 모든 약성분을 같이 섭취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암 걸리고 병 걸리고 그래가지고 기형아도 낳고 이랬는데, 그럼 이런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가. 우리가 경제성장을 해서 잘 산다고 하지만은 절대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절대 잘 산다고 해서 뻐길 것도 못 되고, 도대체 이 사회가, 세상이 어떻게 되어 가는가. 
  어제 아침에 라디오 뉴스를 들어보니까 러시아에서 그걸 만들어 놨는데 미국하고 가 같이 이렇게 하는데 프랑스에서 400억 달러면 우리 돈으로 얼마지요. 금방 계산이 안 되지요. 이제는 고갈돼 갑니다, 자원이. 뭐 우주로 나가서 다른 별나라 어떤 좋은 게 있으면 찾아내 가지고 그 쪽으로 이사라도 가서 살아야겠구나 그런 생각까지 했다가도 아찔한 생각이 들거든요. 사실 석유가 고갈되고 석탄이 다 고갈돼도 이 지구만큼 아름답고 지구만큼 자연이 잘 형성된 행성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석유 없어도 우리가 그냥 살아가는데, 옛날에 호롱불 켜고 살던 시절에는 전깃불도 없이 살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지구를 갖다가 잘 보존할 생각은 안 하고 그 돈을 가지고 저렇게 쓰는 걸까 저는 모르겠어요. 꼭 어느 것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은 그렇게 해 나간다 하면 어떻게 될까. 결국 16개국이 거기 참여해 갖고 같이 하고 있다니까. 우리는 거기 안 들었습디다. 그럼 후진국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16개국이 만약에 어떤 별나라, 지구처럼 아름다운 별을 발견해 가지고 그 사람들이 간다고 그러면은 우리는 지구에 남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 사람들 뒤꽁무니 따라가서 이 세상에서 후진국으로 살았듯이 거기 가서 또 후진국으로 살아야 되는 건지. 
  제가 신문도 보고 라디오도 보지만 기억력이 없어 자주 잊어버리는데 지금 이 지구상에 굶주리는 사람들이 전 세계 60억 가운데 한 15억이래요. 그 어디죠. 아프리카 무슨 나랍니까. 거기 내란이 일어났는데 뭐 서로 아이들을 납치 해다가 남자 아이들은 총대 메게 해서 앞에 세워서 뭐 총알받이로 내보내고, 여자 아이들은 남자들 성 노리개로 옛날 정신대 할머니들처럼 끌어다 그렇게 합니다. 참 아이구, 그렇게 하는 걸 보니까 우리 동화 아동문학만 해 가지고 과연 될 수 있을까. 어디 세상에 대고 어떻게 누구한테 대고 항의해야 되고 어떻게 해야 될지……. 그러면서도 뭐 아이들을 사랑해야 된다. 선진국 사람 기자들이 후진국, 특히 아프가니스탄 그 쪽으로 가면 아이들을 노동으로 학대 혹사시키고 있다고 보도를 하면서 그렇게 비판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무기를 제일 많이 만드는 나라가 누구냐하면 지금 우주를 가려고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다 핵무기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말들은 또 그렇게 하면서 또 후진국이 그렇게 하면은 또 잘못하고 있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우리 나라는 제가 생각할 때 절대 선진국이 돼서는 안 되겠구나. 선진국이 되면은 우리도 그 사람들처럼 저렇게 악마가 되어 버리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9월 말엔가 교육방송 텔레비젼에서 타르코프스키라는 사람이 어디 망명해 가지고 만든 '희생'하고 '향수' 라는 영화가 2주간 나오는 걸 제가 봤는데 그걸 보고 나서 제가 여태까지 본 영화는 다 엉터리구나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사실 생각 좀 있는 사람이 잡지를 만들면은 타르코프스키 같은 이런 사람을 갖다가 이런 사람 영화를 갖다가 아이들한테 가르치고 옳은 잡지가 될 텐데. 대부분 그래요. 잡지들이 돈벌이밖에 생각지 않는구나. 아이들을 위한다고 그러면서 아이들을 이용하고 이런 모순들을 이용하고 이런 모순들을 우리가 어떻게 파괴시킬까.  
  그래 여러분들도 아동문학 하시면서 절대 유명해지거나 아동문학 동화책 팔아 가지고 돈벌이하거나 출세하거나 그런 생각을 할려면은 절대 쓰지 마십시오. 처음부터 어떻게 저 같은 사람이 유명해질 수 있겠습니까. 저는 뭐 학교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아동문학 이론에 대해 절대 배운 것도 없습니다. 책을 읽어 본 것도 아니고 제가 〈강아지똥〉 쓸 때만 해도 어떠했냐면은 67년도에 아니 66년도 5월 달에 콩팥 하나 들어내고 그해 66년 12월 달에 방광을 이제 들어내고 이 쪽 콩팥은 병이 들었지만 들어내면 안 되니까 죽으니까 이렇게 옆에다 구멍을 뚫어가지고 고무호스를 삼십 센티미터 아니 이십칠 센티미터 정도 아래로 넣어서 바깥으로 소변을 뽑아내가지고 주머니를 달아가지고 이래 있거든요. 그런데도 그 항생제를 놓으면 부작용만 나고 지금도 고름이 계속 나와요. 그래 아침에 소변을 뽑으러 가면 누런 고름이 축 빠져 나오는데 햐 그걸 볼 때마다, 안 볼 순 없으니까 참 인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목숨이 질긴가. 그래서 이래도 사는가 싶어요.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 66년도에 그렇게 퇴원을 할 때 의사 선생님이 2년을 살 테니까 2년 견뎌라. 간호원은 뭐라 그랬냐면은 "아저씨 6개월도 못 살아요. 금방 썩어버려요." 그래 인제 68년도 가을이 되니까요 이제 난 죽어지는구나 그러면서 그 때 교회 문간방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종도 치고 주일학교 시간이 되면은 아이들 주일학교 교사로 가르치고 이랬고. 그 때 제 몸무게가 사십 오륙 킬로 이래서 비쩍 말라서 사람들이 귀신 같다고 그랬는데요. 그런데 시골 아이들이기 때문에 생김새 모양새 보고 별로 개의치 않았는 거 같아요. 그래도 "선생님" 하고 좋아하고 몰려오고 그랬는데 그 해 68년 가을이 되면서 그 때만 해도 내가 뭐 쓰고 싶은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 가지고 써야 되는데 써야 되는데 하면서……. 그 먼저에 작품을 써 가지고 신문사에 보냈다가 떨어졌어요. 깜둥바가지 아줌만가 그럴 거예요. 아마 예심에 올라갔다가 떨어졌든가 그래요. 그래 세상에 태어났다가 그냥 죽는다는 거 얼마나 억울합니까. 
  그래가지고 〈강아지똥〉을 처음에 동시로 써 봤어요. 동시로, 이 강아지똥은 지렁이만도 못하고 똥 강아지만도 못하고. 그런데도 보니까 봄이 돼서 보니까 강아지 똥 속에서 민들레꽃이 피는구나. 동시를 써 봤어요. 써 봤는데도 그걸로 만족이 안 돼 가지고 그러다 보니 기독교교육사에서 동화 현상모집이 제1회로 나와가지고 그래 가만히 생각해 봤어요. 그 때 그 동화를 써야겠구나. 그래가지고 그 강아지똥을 한 50일 걸렸을 겁니다. 그런데 원고지를 소비한 건 150장 정도 소비한 거 같고 마지막에 다시 35장을 정리해 갖고, 처음에는 길었는데 중간중간 짤라 내가지고 매수가 30장 안팎이었거든. 그래 35장 만들어 가지고, 그런데 그걸 보내면서 어떻게 했냐면은, 67년 12월 68년 12월을 넘겼어요. 2년을 넘겼거든요. 그런데도 안 죽었어요. 그랬더니 5월 달에 당선통지가 왔어요. 그래 가지구 됐구나 해 가지구 그 때 현상금이 만 원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5천 원주고 새끼 염소 두 마리 사고 5천 원 갖고 쌀 한 말하고 4천 원 갖고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썼어요. 또 69년도 그렇고 71년도 대구신춘문예에 보내가지고 가작으로 돼 가지고, 김성조 선생님이 돌아가셨지만은 그 때 현상금 2만 원을 받았어요. 그 때 신춘문예 당선된 사람들 돈을 모아 가지고 현상금 그대로 가지고 술을 잡숫는 모양이에요. 그런데 김성조 선생님이 그 돈을 쥐어 주고 빨리 가라고 이러시더라구요. 인사하고 그냥 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김 선생님이 돌아가니까 가슴이 찡한 그런 느낌이 들어요.

 "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하면은 무언가 될 겁니다"

〈 무명저고리와 엄마〉는 신춘문예 작품으로 생각지도 않고 그냥 썼습니다. 이거는 우리 슬픈 역사 이야기니까 써 놓고 죽으면은 작품이 어떻게 누구를 통해서라도 남을 수 있으면 남는 거고 하니까 그거라도 써 놓고 죽어야겠다고 〈무명저고리와 엄마〉를 썼습니다. 60매 됐을 겁니다. 그런데 73년 보니까 조선일보사에서는 매수가 50매 내외였어요. 그러니 60매 조금 넘더라도 안 되겠나 되든지 안 되든지 하고 보냈더니마는 그 12월 아마 그믐깬가 20일 조금 넘었는데 감기가 잔뜩 들어가지고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있는데 그 집배원 사람이 씩 웃으면서 전보 하나 던져 주더라구요. 그 사람이 알았는가 봐요. 먼저 봤기 때문에. 거 보니까 당선이 있었는데 당선소감을 28일까지 도착하도록 보내 달래. 그래 가지구 그 현상금이 8만원이었어요. 만 원, 이만 원, 팔만 원까지 올라갔는데 그건 굉장했어요. 진짜 8만 원으로 1년 살았을 겁니다. 그러구 75년도에 가서 《강아지똥》동화책이 나오고, 아동문학상금이 그 때 얼마였지. 10만원이었든가. 이오덕 선생이랑 그 오신 사람들 식비 얼마 떼고 나머니 8만원 그거 가지고 이렇게 살아 나가구 그랬는데, 이게 자꾸 동화를 써 가지고 이젠 살아보게 됐어요. 그래 가지구 죽지도 않고 이렇게 살았어요. 저 이렇게 된다고 꿈에도 생각도 못했어요. 
  그리고 누구한테 동화를 어떻게 쓰는지 묻지도 않고 그렇게 써 왔는데 그래요. 어디 보니까 신춘문예 보낼라면은 아마 신춘문예 뽑는 사람을 대강 알아야 될 거라구, 그 사람의 성격이라든가 그거에 맞춰가지고 써야, 그렇게 보내야 된다구 그래. 그 땐 난 그런 것도 모르고, 그러나 저는 고집은 있었어요. 제가 쓰고 싶은 걸 써야 되지 당선이 안 되더라도, 그래가지고 썼는데, 아 이원수 선생님이 뽑아 주셨는데 이원수 선생님은 그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는데 저는 이번에 선생님 전집이 나오고 동화 처음 읽어 봤어요. 〈숲 속 나라〉, 〈5월의 꽃〉을 읽어 봤지 그 전에는 이원수 선생님이 뭐 〈고향의 봄〉도 누가 썼는지도 모르고 그냥 불렀지요. 교과서에 노래는 나오지만 작가 이름은 안 나오니까 누가 썼는지도 모르겠고. 
  우리 시절에는 제가 초등학교 책 읽은 기억이 안 나요. 우리 반에 누가 있었냐 하면 자기 숙부님이 책방을 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애가 가끔 가다 책을 읽다가 우리들한테 빌려 주는 게 있었어요. 그래 이제 그림책 《삼보》라고 검둥이 아이 이야기, 그리고 《박달 방망이》라는 동화를 그거를 수없이 읽었어요. 한 권 가지고 열 번은 읽었을 거예요. 마크 트웨인이 쓴 《왕자와 거지》도. 아주 그 이상 기억이 안 나요. 
  그 다음 저기 7살 때 부산으로 가 가지고 살면서 거기서 4년 살았는데 그때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가게 일을 갔다가 그 때는 어두워지면은 손님이 안 오기 때문에 가게문을 닫았거든요. 그러면은 그 피난시절 때 53년도에서 55년도 56년도까지 그 초량동 뒤에 가면은 피난민 연합대학교가 있었어요. 천막을 이렇게 쳐 놓고 거기서 학교를 하고 있으니까 이북에서 온 어떤 아저씨가 그 앞에다가 판잣집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대본을 했어요. 거기 가면 어떻게 했냐면 그 때 《학원》이라는 잡지책이 육십오 환이었어요. 그 책 한 권을 2십환 쯤이면 저녁에는 책을 빌려줘요. 빌려주면 읽고 하룻밤 자고 가면 하루치를 이렇게 쳐 가지고 하루치 빌리는 값만 받고. 저는 꾀스럽게 하느라고 아침 일찍이 빌려 가지고 하룻밤 자고 저녁 늦게 갖다 주고 이랬어요. 현진건 〈무영탑〉있잖습니까 그게 굉장히 두껍죠. 그게 굉장히 두꺼워 하루에 못 읽어가지구 밤새도록 새벽 4시까지 읽었는데도 이틀 걸렸어요. 그 때 제가 한국소설 김동리, 이광수, 현진건이 또 이런 사람들 거 읽고. 그 때 제일 충격을 받은 것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그 사회분위기도 그랬고 우리도 그랬거든요. 우리 일고여덟 살 때만 해도요 그 친구들 주변의 아이들 전부다 병원에서 심부름하고 정미소에서 일하고 이발관에서 물 떠다 주고 중국집 배달한다 하고, 그 때 아이들은 전부 그랬어요.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어떤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랬는데 도스토예프스키가 쓴, 그 라스콜리니코프라는 청년에 대해 매우 공감이 갔어요. 그 전당포 노파를 죽이는 거 끔찍했지만 이해를 했습니다. 정말 돈만 저렇게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필요한 사람에게 돈이 쓰여야지 전당포 할머니는 쓰지도 않는데 모으기만 하고, 굉장히 거기에 대해서 공감을 했습니다. 그걸 읽으면서 문학이라는 건 바로 이런 거구나. 그 때 어땠냐면 동아일보사 단편소설이 50장이었어요. 제가 50장을 써서 보냈다가 떨어진 거예요. 소설을 써 가지구. 참, 그런데 병이 들었잖습니까. 늑막염에다 폐결핵, 신장병에다 한꺼번에 들었는데 그걸 모르고 계속 일하고 그랬으니까 다 퍼져 버렸어요.  
  그래 아이구 죽는다고 시골에 왔더니만 주변에 병이 든 사람 굉장히 많아요. 그래 다 죽고 저 혼자 이렇게 살아 남았는데 여태까지 저는 아동문학가라는 말을 저 이름 앞에 이렇게 쓸 때마다 굉장히 부담스럽거든요. 아, 동화를 이렇게 쓰면서 살아 왔으면 그걸로 되는데 이재복 선생님들 몇 분이 안동에 내려오면은 같이 얼굴이라고 뵙고 하자고 그래서 저는 쉽게 생각했지요. 
  사실 이걸 《어린이문학》을 받아 가지고 딱 보니까 1시간 이렇게 돼 있어요. 이재복 선생님이 참 수완이 좋습니다. 그래서 그 준비는 해야 되겠다 해서 왔습니다만 사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질 겁니다. 서울 사시거나 어디서 무엇을 하시든지 지금 현실을 갖다가 우리가 참 이걸 갖다가 부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긍정해서도 안 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고. 그러자면은 우리가 무엇을 써야 되는 건가. 작년에 카톨릭 성 바오로 잡지사에서 수녀님이 몇 번 찾아 오셔 가지고 할 수 없이 동화 한 편을 썼는데, 아이구 웬일인지 조금 그런 생각이 듭디다. 덜 성실해야겠다는 거. 너무 성실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저도 좀 문제아가 되고 싶어서 《밥데기 죽데기》라고 제목을 붙여 놨고 달걀귀신 얘기, 아이들하고 막 엉터리로 썼거든요. 엉터리로 썼는데 그런데도 동화 속에서 만이라도 제가 통일을 하고 싶어 가지고 이렇게 썼습니다. 통일이라는 것 늑대 할머니가 달걀 가지고 요술을 부려가지고 아이 둘을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똥가루를 서울하고 평양에다가 뿌렸더니마는 서울에 있는 달걀, 평양에 있는 달걀이라는 거 다 튀어나와 가지고 온 시내에 노랑 병아리들이 김정일 장군님하고 우리 김대중 대통령이 울면서 통일 선포했어요. 제 동화로서는 이건 굉장히 파격적인데 남들은 잘못 썼다고 그러는데 써 놓고 나니까 저는 엉터리지만 이래도 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여려분들 제가 부탁하고 싶은 건 여러분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쨌든 우리는 사람으로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분단 이거 놔두고는 사람으로 살 수 없습니다. 분단을 우리가 안 만들었는데 여러분이 책임이 있겠느냐 하지마는 통일 안 하는 책임은 저한테, 여러분한테 다 있는 겁니다. 이거는 당연히 우리가 노력해야 되지 누가 미국이 해 주겠습니까, 일본이 해 주겠습니까, 소련도 안 하고 중국도 안 합니다. 그래 북한 사람들 아이들 굶어 죽고, 두만강 건너다가 빠져가지구 죽은 시체 텔레비전에서 보셨죠? 그런데 제가 안타깝고 자주 의문이 가는 것이 북한에도 대학생들이 있을 텐데, 젊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도대체 그 사람들은 뭐합니까? 죽을 각오로 데모라도 해 보고 중국한테 소련한테 좀 항의라도 해 보고 중국, 소련 이거 강대국들 모두 다 책임이 있잖습니까. 항의도 해 보고 찾아가서 그 굶어 죽는 아이들 동냥이라도 해다가 먹이고 좀 해 보려는 노력을 왜 안 하는지. 우리는 뭐 모르죠.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 걸 생각을 하니까 그쪽에서 젊은 사람들은 그 쪽 나름대로 병이 들어버렸고 이 쪽에는 나름대로 젊은 사람들이 병이 들어 버렸고, 텔레비전은 왜 그래야 되는 겁니까. 노랑머리 들이고 희한한 옷을 입고 나와서 노래하고 춤추고 크게 손뼉치고 왜 꼭 그래야 되는지, 오히려 저는 5공 6공 시절이 더 낫다고 봅니다. 그 때는 그래도 우리 정신이 맑았는데 지금은 전부다 혼탁해졌어요. 지금은 아무 것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거 같아 가지고. 지금 나오는 성인소설도 보면 모두다 남녀가 만나 가지고 그 사이에 어떤 남자가 끼어서 삼각관계가 되어 가지고 여자는 또 버림받아 가지고 어떻게 하고 그런 연애소설뿐이고 영화도 그렇고 텔레비전 드라마도 전부 그렇고. 그래 저는 건강이 자라는 대로 좋은 거든 나쁜 거든 내가 보고 알아야 만이 이 세상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옳은지 판단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열심히 보고하는데 과연 어떻게 해야 될지 내가 동화책 몇 권 냈다고 해서 이 세상 바뀌어진다고 하면 제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제가 바보지요. 
  그러나 저 혼자면 안 되지만은 아동문학 하는 사람이 천 명 가까이 된다는데 이 사람들이 옛날에 반공 동화 썼던 그 머릴 가지고 지금 통일 이야기를 해야 되고 진정한 인간은 어떻게 돼야 하는가 그걸 생각해서 글을 쓴다면은 그러면 조금은 나아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혼자서는 도저히 안 되지만은 그러나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글을 쓰고 노래라도 만들어 가지고 부르고 나가서 이야기하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한테 그렇게 이야기하고 그렇게 하면은 뭔가 될 겁니다.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풀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누가 해 줍니까? 교회 가면 목사님이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하는데 하나님이 뭘 해 줍니까? 절에 가면 부처님이 해 준다 하는데 부처님이 뭘 해 줘요. 그래서 뭐 제 말이 맞는지 안 맞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사실 저도 여러분들한테나 저 자신한테는 자신 있는 거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될지 저 자신도 모르는데 여러분들한테 무엇을 가르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현실이라는 거가 있고 우리가 현실을 보는 눈이 있고 여러분들 공부했고 머릿속으로나 가슴으로나 느끼는 것이 있을 테니까 여러분들이 판단하시고 무엇을 써야 되는가, 뭐 아름다운 문장도 필요 없구요. 그리고 그렇게 글자 수 맞추고 예쁜 시도 필요 없다구 봐요. 저는 그래서 서툴지만은 거칠지만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되고 아이들한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가 찾아 가지고 기록해 나가는 거 이거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고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다니까 그만하겠습니다.▣  (정리: 김회경)
 (이 글은 99년 어린이문학협의회 겨울 연수 때 권정생 선생님께서 연수회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한 시간에 걸쳐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보태거나 빼지 않고 말씀하신 그대로를 실었습니다.《어린이문학》1999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