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걱정스런 교실 안


  지난달치 조용명 선생님의 시를 읽고 나서 한참 동안 가슴이 답답했다. 학교 교실 안이 아름다워야 세상도 아름다워질 수 있을텐데, 그게 걱정스러웠다.
  그렇다고 나는 교실 안이 언제나 반질반질 깨끗한 것만이 아름답다고 보지 않는다. 아이들이 모인 교실이 조금은 어질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였다 흩어지면 무언가 흔적이 남는다. 그런데 문제는 어질러진 것을 거둬치울 줄 아는 것이 우리 사람의 몫이다.
  지난 2월에 미국에서 6살짜리 아이가 총으로 같은 또래 친구아이들을 쏘아 죽인 사건이 있었다. 몇 해 전에는 일본에서 초등학교 4학년생이 중학교 1년생을 죽여 토막을 내어 감추어 뒀다가 들켰다. 그리고 이번 3월달 엔 16살 고등학생이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중국에서 일어났다.
  미국은 원래 총으로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그 땅에 나라를 세운 사람들이니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총을 버리지 못한다.
  나쁜 돈이 훌륭한 돈을 몰아낸다는 어느 경제학자의 말처럼, 지금 세계는 미국의 총기문화가 퍼져 나가 살인이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일본에서 들어온 원조교제라는 이상한 성문화가 급기야 17살 여학생 둘을 자살까지 하게 했다.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던 어느 어른이 컴퓨터 앞에서 쓰러져 죽었다. 일본 소니사에서 최신형 게임기를  만들어 내어놓자 밤을 지새면서 줄서 기다렸다가 사 가는 사람들, 모두 스스로가 왕따가 되어 기계만 상대하고 사람을 멀리한다.
  교실 안이 쓰레기로 덮이는 건 이런 살벌해진 세상 때문이다. 정말 어찌 해야 할 것인가? 선생님들의 고층이 안타깝다.▣(한국글쓰기연구회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제 56호.200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