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먹은 짓궂은 게 별나고 고약한 아이로 별명은 ‘주먹똥’이다. 주먹똥이 매미 날개에 물감을 칠하고, 까치에게 돌팔매질을 하고, 도둑고양이의 수염을 자르는 등 못되게 굴자 피해를 입은 동물들이 모여 혼내줄 궁리를 한다. 그래서 도둑고양이가 종묘 숲의 너굴할미를 찾아가 붉은 열매 다섯 알을 받아온다. 학교 가는 길에 주먹똥은 앵두인 줄 알고 붉은 열매를 먹었는데 배가 살살 아파온다. 학교 뒷간 문이 열리지 않자 훤히 트인 창고 앞 계단에다 똥을 눈다. 계단이 청소구역인 반 친구들은 똥을 담아 나를 아이, 길을 안내할 아이, 물을 내릴 아이를 정한다. 똥 치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신이 난다. 이제 똥 치우기는 놀이가 되어버린다.